뉴욕에서 온 편지

뉴욕에서 온 편지

서울에서 그린 뉴욕 풍경, 뉴욕에서 화답하다. 언젠가 전송 받은 맨하튼의 영상, 노래로 만들어진 가을. 뉴욕 스털링 사운드 최고의 엔지니어 Chris Gehringer 와 작업한 가을의 노래, ‘뉴욕에서 온 편지’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뉴욕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.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영화 속에 늘 배경으로 등장하던 뉴욕이 익숙할 뿐이죠. ‘티파니에서 아침을’에서 오드리 헵번이 우아한 표정으로 무심하게 바게트를 깨물며 아침을 시작할 때, ‘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’에서 두 사람이 낙엽길을 걸으며 서로를 알아갈 때, ‘Everyone Says I love you'에서 쥴리아 로버츠가 아름다운 댄스를 추며 노래할 때, ‘유브 갓 메일’에서 맥 라이언과 탐 행크스가 코너 하나를 두고 옥신각신 로맨틱 코미디를 펼칠 때, 그 곳엔 꼭 뉴욕이 있었습니다. 여행을 좋아하지 않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저에겐 서울 다음으로 많이 본 도시가 뉴욕이었네요. 그래서 가끔은 상상 속 그 곳의 풍경이 깨질까봐 오히려 쉽게 날아가지 못한 곳이 되어버렸는지 모릅니다. 가지 않았기에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는, 영원히 어떤 낭만의 고향이고 싶은 마음. 누군가에겐 쉽게 이해되지 않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. 언젠가 이런 저의 취향을 말했더니 먼저 뉴욕을 날아간 사람으로부터 작은 선물이 도착한 일이 있었습니다. 'Love Affair'와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의 마지막 무대이기도 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전망대에서 찍은 영상이었지요. 화면 속으로 만나는 뉴욕의 밤 풍경은 왠지 어릴 적 영화처럼 익숙하고, 반가웠습니다. 마치 내가 살았던 곳 처럼, 또는 마치 그곳에 막 도착한 사람처럼 영상 속 360도 풍경을 모두 한 눈에 담고 있더군요. 한동안, 가끔 뉴욕이 생각나면 그 선물을 그렇게 열어보곤 했습니다. 이상하게 날아가지 않았는데 그 곳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더군요. 이 곡은 그 때 그 가을의 선물을 받았을 때 영상을 보며 작곡한 곡입니다. 언젠가, 뉴욕을 가게 되면 공항에 내려 이 음악을 들으며 로버트 드니로가 모는 노란 택시를 타고 엠파이어 스테이트로 갈 수 있을까요. 공교롭게도 이 곡은 제이슨 므라즈, 리한나, 켈리 클락슨 등과 함께 작업한 그래미 수상자, Chris Gehringer 가 뉴욕의 스튜디오에서 사운드를 완성해 준 앨범입니다. 뉴욕을 가보지 않은 서울 사람의 음악을 한국어를 모르는 뉴욕의 엔지니어가 완성한 곡입니다. 파일명 ‘A letter from New York'. 게링거는 이 음악을 열어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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